코스피가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지난 9일 반대매매 규모가 1422억원까지 불어나며 빚투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가 무더기로 강제 청산됐다. 그럼에도 개인들은 ‘코스피 9%폭락에도 개인 하닉 레버리지 6천억 순매수’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사들이며 역추세추종 매매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쏠림 장세에서 이 같은 빚투 베팅이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대매매 1422억원, 사흘 만에 4배 급증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422억원, 비중은 10.2%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인 8일(2.5%) 대비 4배 이상 뛴 수치다. 앞서 7일 비중이 2.2%(317억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흘 만에 2%대에서 10%대로 치솟은 셈이다.
- 7월 7일: 2.2% (317억원)
- 7월 8일: 2.5%
- 7월 9일: 10.2% (1422억원)
반대매매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9일(10.5%, 1698억원)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4322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늘어나며 빚투 부담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SK하이닉스 200만원 붕괴, 레버리지 개미 ‘초비상’
13일 증시에서 코스피가 장중 4% 가까이 떨어지고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200만원선을 내주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발을 담근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SK하이닉스가 장중 8% 넘게 급락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7% 넘게 폭락하며 원금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며 오히려 순매수에 나서는 역추세추종 패턴을 뚜렷하게 보였다. 이는 단기 반등을 노린 베팅이지만, 반도체 업황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오히려 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예탁금·신용융자 동반 감소, 마르는 실탄
문제는 반대매매를 방어할 실탄인 투자자예탁금마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139조694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달 9일 107조1279억원까지 감소했다. 한 달여 사이 32조5669억원(23.3%)이 빠져나갔고, 8일에서 9일 사이 하루 만에도 3조7465억원이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지난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7월 9일 기준 36조6336억원까지 줄었다. 다만 지난해 연간 일평균(20조9000억원)보다는 여전히 75%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레버리지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탁금과 신용융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은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보다 손실을 감수한 채 시장에서 강제로 밀려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반도체 쏠림 속 빚투 악순환 우려
하반기에도 반도체 섹터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특정 종목에만 자금이 몰리는 시장 구조는 빚투 리스크를 더욱 키운다. 반대매매 규모가 커질수록 지수 하락을 유발하고, 지수가 하락하면 다시 반등에 베팅하는 빚투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반대매매 급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5일(9.1%), 8일(8.2%)에 이어 9일 10.5%까지 치솟았고, 23일 코스피가 9.99%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다음 날인 24일에도 비중이 7.5%까지 재차 튀어 올랐다. 올해 두 자릿수 반대매매 비중을 기록한 건 6월 9일과 이달 9일 두 차례뿐이다.

금융당국 대응은 아직 ‘진행형’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주요 증권사 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을 소집해 신용융자·미수거래 리스크 관리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당부한 바 있다. 신용융자 자기자본 규제 강화, 미수거래의 신용융자 통합 관리 방향으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규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반대매매 비중은 다시 두 자릿수로 재현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7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부과와 이란전쟁발 불확실성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기간 프리미엄을 자극해 금융시장 전반에 비우호적인 매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무리 요약
코스피의 급격한 변동성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가는 역추세추종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대매매 급증, 예탁금·신용융자 동반 감소 등 시장 체력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어, 무리한 빚투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반대매매란 무엇인가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T+2)까지 대금을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동시호가에 시장가로 강제 처분해 대여금을 회수하는 조치입니다.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결제일 다음 날 오전 장 시작 전후에 집행됩니다.
왜 개인들은 급락장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순매수하나요?
단기 반등을 기대하는 역추세추종 심리 때문입니다. 주가가 급락하면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해 오히려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지만,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손실이 배로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신용융자와 반대매매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신용융자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 대상이 됩니다. 신용융자 잔고가 높을수록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늘어나 지수 하락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